메뉴 건너뛰기

악양북교회

학교에 바란다

2014.03.25 20:21

길라잡이 조회 수:610

과거(2011. 4/23. 토) MBC 뉴스에선 수면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청소년기에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 보도했다. 나이가 들수록 잠이 없지만, 십 대 후반은 두뇌 발달의 중요한 시기로 두뇌 회복 속도가 느려 충분히 잠을 자야 하고, 만일 그렇지 못하면 여러 가지 장애를 비롯하여 특히 학습능력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두 아들을 기숙형 고등학교에 보내어 보니, 학교에서는 수능을 위해 오전 6시 기상하고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중식과 저녁 시간을 빼면 하루 거의 13시간 정도) 의무적으로 공부를 시키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오후 11시 정독실에서 기숙사로 올라오면 (다른 낼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없기에 또 11:00 ∼ 11:30까지 동아리 활동도 자주 하고) 세면, 이메일 확인, 카카오톡 대답, 가족에게 전화, 룸메이트나 옆방의 친구와 대화, 더욱이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 보니 부족한 부분을 듣기 위해선 남들이 잠자는 새벽 시간대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기본적으로 12시가 넘어 대게 오전 1시는 되어야 잔다고 했다.

 

① 언젠가 어느 교사께 수면부족에 관해 이야기하니, “교사인 자기들도 밤 12시 전에 자는 일이 드물고 실제 새벽 1시 가까이 되어 잠자리에 들지만, 학생들과 똑같이 6시경에 일어나서 수업에 참여한다. 그래도 아무 문제 없고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수면부족에 대한 나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엔 가르치는 교사와 가르침을 받는 학생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 가르치는 자는 5시간을 자고도 많은 시간을 가르칠 수 있다. 단에 서서 능동적으로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동적으로 의자에 앉아서 배우는 자는 5시간 자면서 12시간 이상의 수업을 감당할 수 없다.


특히 육체적인 노동이나 단순 반복적인 일(가르치는 수업)은 수면이 부족해도 온종일 (비록 중간에 하품하면서도) 감당할 수 있지만, 여러 선생님이 돌아가면서 들어오는 고도의 새로운 집중력을 요구하는 수업은 수면이 부족하면 당연히 효율성을 낼 수 없다.

 

② 실제 수능 시간이 (8:40분부터 첫째 시간 국어가 시작되고) 8:10분까지 수험생 입실완료이고 거기에 맞추어야 하기에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이럴 경우엔 고3 때 수능을 한두 달 앞두고 한 30분 당겨서 오전 6:30분에 기상하는 것으로 하면 되지 미리부터 전교생(특히 1학년)을 무리하게 3년 후에 있을 수능 시간을 대비하여 6시에 기상시킬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렇게 12시 넘어 자서 오전 6시에 기상을 시키면 누가 봐도 수업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학생 중에는 아침 운동 후 (부족한 수면을 메우기 위해) 식사시간에 쪽잠을 잠으로 아침을 안 먹고 바로 수업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식당엔 아침이 늘 남고, 대신 점심은 자주 모자란다 하였다.

 

물론 이렇게 식사를 거르고 한 30분 정도 잠을 잘지라도 중간에 또 잠이 오게 되어 있고, 학교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키다리 책상을 준비해놓았다. 그러나 정규수업 후 정독실에서 자율학습 시간에 또 존다고 했다. 과거 어느 교사는 (처음엔 안 들으면 자기 손해이기에 그냥 놔두었지만, 갈수록) 너무 많은 학생이 자주 이렇게 조니 화가 나서 무리하게 단속하다 문제가 되기도 했다.

 

자기가 개인적으로 숙제가 있거나 부족한 과목에 대한 학업성취 의욕이 높아 하루 5시간(오전 1시부터 6시까지)을 자는 것은 말릴 수도 없고 단속해서도 안 되겠지만, 공적으로 모든 학생을 12시 넘어서 자게하고 오전 6시에 기상시킬 경우, 장기적으론 체력문제를 비롯한 역효과가 나타나게 되리라.

 

학생들 모두 기본적으로 머리가 되기에, 또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여 시간상으로 절약할 수 있는 장점도 있기에, 하루 이틀 이렇게 하는 것이야 이해가 되지만 굳이 3년을 이런 식으로 이끌고 가거나 이렇게까지 잠을 안 재우고 많이 시키는 것은 분명히 재고되어야 한다.

 

큰아들은 지난 3년간 2주 만에 귀가하면 늘 습관이 되어 12시 넘어 까지 있다가 토요일은 정오(12시)를 넘겨 자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자네, 왜 이렇게 많이 자나? 일어나서 부족한 공부를 좀 해야지!” 하면 평소 너무 열심히 공부하고 잠이 부족해서 주말에 더는 할 여력이 없다면서 3년 내내 귀가하면 푹 자고 푹 쉬다가 가는 것을 보았다.

 

며칠 전에 다녀간 둘째 아들도 마찬가지였다. 공부를 이렇게 해서도 안 되고 이렇게 시켜서도 안 된다. 수능은 아직 거의 3년이나 남은 장거리 경주이기에 항상 일정 시간에 자서 일어나는 것이 그래서 종일 피곤하지 않게 생활화가 되게 해야 하고 습관이 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이, 종일 앉혀서 반강제적으로 많이만 시키면 되겠지 싶어도 그렇지 않다. 기계도 고장이 날 수밖에 없고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다른 대부분 학교가 이렇게 한다고 따라가기보다 이제는 역발상이 필요하리라.

 

효율적인 전쟁을 해야 하는 군인 - 그래서 과학적ㆍ경험적 연구에 근거한 국방부 시간이 오후 10시 자고 오전 6시 기상이다. 아무리 오후 9시나 10시에 미리 재워도 오전 6시 이전에 깨우면 피곤하여 온종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다.

 

수면이라고 하는 것은 공식적으로 나와 있는 것이 하루 8시간이다. 특별한 경우나 일시적으로는 이보다 적게 잘 수 있지만, 계속해서 수면이 부족하게 되면 오히려 학업에 지장이 올 수밖에 없다. 오히려 머리가 좋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수록 정규 커리큘럼을 줄이고 자유 시간 혹은 쉬는 시간을 많이 주어야 한다.

 

따라서 오전 6시에 기상을 시키려면 적어도 오후 10시 되면 모든 커리큘럼(동아리 활동까지)을 마치고 기숙사에 올라가서 잠을 준비케 해야 하고, 그렇지 않고 지금같이 오후 11시에 마치고 기숙사에 들어가게 한다면 적어도 아침 기상을 7시로 늦추는 것이 좋다.

 

최근 미국의 명문대 입학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선호한다는 말을 들었다. 여기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공부를 잘할 수 있다는 말도 되고, 나아가 운동을 좋아하고 잘한다는 것은 팀워크를 잘하는 학생이란 장점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일수록 매일매일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강하지 아니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도 없고 종일 피곤해서 수업을 견디거나 감당할 수도 없다. 따라서 매일 운동을 하되 가능하면 아침 운동은 재고되었으면 한다.

 

아침 운동하는 분들을 보면 주로 나이 드신 어른들(적어도 중년층 이상)이다. 이분들은 밤 9시 정도 되면 주로 잠자리에 들기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운동도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학생은 안 그래도 수면이 부족하고 억지로 일어나는 상황에 운동까지 하게 되면 더 피곤하게 되기 때문이다.

 

대신 밤에 자기 전에 운동을 시켜야 한다. 오후 10시부터 10:30분까지 한 30분 정도 운동장을 뛰게 하거나 학교 외곽 부분을 빠르게 돌게 해서 약간 땀이 나게 하면 좋겠다. 운동했기에 땀도 나고 종일 수업으로 말미암아 약간 피곤도 하기에, 기숙사에 들어와 샤워하고 조금 있다가 11시쯤에 바로 자게 하였으면…. 이렇게 운동을 밤에 시키는 것은 잠을 일찍 자게 만드는 효과도 있지만, 숙면의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점심시간 후에 남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서 한 20∼30분 정도 친구들과 운동(배드민턴, 축구)을 하거나 아니면 학교에 마련된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가볍게 몸을 풀게 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

 

제발 학교에서는 의욕이 앞서 무리하게 공부를 시키기보다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력을 잃지 않고, 충분히 자면서 적은 시간이지만 집중해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끝).

악양북교회(고신) 경남 하동군 악양서로 582-5 악양북교회 TEL. 055-883-8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