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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북교회

농촌 교회를 돕는 한 방법

2013.01.30 09:29

길라잡이 조회 수:1006

우리 지역엔 최근 도회지에서 귀농ㆍ귀촌인들이 늘고 있다. 와서 살 수 있는 땅이나 집이 없어 오고 싶어도 못 오는 실정이다. 어제도 50대 후반 어느 여성도(교인)가 우리 교회당을 찾아와서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그러니 살 수 있는 빈집을 좀 알아 달라.”해서 아내가 그분과 함께 두 곳을 다녀온 적이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한 15명 정도로 시작하지만, 6학년 정도 되면 35명 정도로 숫자가 늘어난다. 언젠가는 학부형 사이에 중1을 2반으로 나누자는 말도 나왔다. 특히 여기엔 도예가, 기타리스트, 화가, 시인, 소설가, 컬트아티스트, 동화작가, 등 예술가들이 많이 들어와 산다.

 

몇 년 전부터 이들을 전도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연령대가 30∼50대들이기에, 이들이 교회로 들어온다면 여러 면에서 농촌교회에 굉장한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실 이들 가운데 과거 자랄 때 믿는 (장로, 권사, 목사) 부모님 밑에서 교회 안에서 자란 분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이들의 성향이 대게 ‘자유적(개성적)’이다. 도회지의 복잡하고 질서적인 것도 싫고, 권위 아래 얽매이는 것도 싫어,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어 온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 보니 좀처럼 이곳에 와서까지 교회라는 단체에 소속되어 주일을 지키며 엄격하게 사는 것을 좋아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전도가 생각밖에 쉽지 않다.

 

그런데 지난주일 우리 교회 한 귀농인 집사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집사님이 작년에 전도한 분 때문이었다. 담임인 나는 이 분을 과거 사회적 경력 때문에 (대단히 자존심이 강할 것이라 짐작되어) 적극적으로 붙들기보다 자유롭게 출석하도록 그냥 기다리고만 있었다. 그러다 보니 그동안 1∼2달에 1번씩 출석하곤 했는데, 최근엔 좀처럼 보이지 않아 이유를 물었다.

 

집사님과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 조심스럽게 자신도 전에부터 담임 목회자에게 말씀을 드릴까 하다 속도 보이고 누가 될까 싶어 참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어 언급한다고 했다. 내용인즉 귀농한 분들이 다양한 전직(前職)에 다양한 이유에서 들어왔지만, 공통으로 겪고 있는 어려움은 ‘농산물의 판로’라고 했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설이 다가오는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작년보다 곶감이 절반도 안 나간다고 했다.

 

그래서 교회 혹은 목사님이 영혼 전도도 필요하겠지만 그들의 생존문제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영혼전도가 될 것이라 했다. 이곳에 온 지 만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그동안 내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였다. 나는 그저 목사가 기도하고 전도만 열심히 하면 믿다가 낙심한 귀농인들이 돌아오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도회지 교회에서 뿌리(못자리) 교회이자, 부모가 계신 고향 교회들을 향하여 매달 얼마씩 일정금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 교회도 2011년까지 받았고 작년인 2012년부터는 안 받기로 했다. 이렇게 자꾸 받기만 해서는 도저히 명실상부하게 자립할 수 없을 것이란 확신에서다. 결과적으로 모자라지 않고 오히려 조금 남아서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 모두 다 인정하는 사실이 있다. 걸인에게 일정액을 매달 지급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은 그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듯, 농촌교회 역시 재정적인 지원보다 어떻게든 젊은 사람이 등록하여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우리 지역은 3∼4월엔 매실, 4∼5월은 녹차, 11월은 대봉감, 명절(설) 전 2월엔 대봉 곶감이 주된 소득원이다. 따라서 귀농인들에겐 이것이 생존과 결부되어 있다. 갈수록 농사기술이 발달하고 그것을 공유하기에 수확이 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판로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많이 생산하지만 판매할 곳이 걱정이다.

 

그래서 도회지 (대형) 교회나 교인들, 혹은 기독인 사업체(회사, 직장)에서 교회라는 단체를 통해 주문하게 되면 구매자들도 믿을 수 있어 좋고, 이렇게 되면 생산자(판매자) - 믿지 않는 불신자들도 교회에 호감을 느낄 것이고, 믿다가 낙심한 자들은 더더욱 교회에 등록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내가 태어나 자란 농촌, 아직도 내 부모와 친척이 사는 농촌(교회)을 위해 많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아울러 이런 농촌 교회를 후원하는 보다 실질적ㆍ효과적인 방법은 교회를 통해 주기적, 정기적으로 물건을 주문해 주시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농촌 교회도 젊은 사람들이 스스로 들어와 자연스럽게 자립하고 성장하게 될 것이 때문이다(끝).

악양북교회(고신) 경남 하동군 악양서로 582-5 악양북교회 TEL. 055-883-8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