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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북교회

은사 목사님을 생각하며

2008.09.30 13:17

길라잡이 조회 수:2933

  우리 옛말에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용어가 있는데,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자꾸 고향이 그립고 또 옛날 생각이 나는 것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저가 약하고 약한 촌 교회에 와서 지난 몇 달간 봉사하면서 잊을 수 없는 은사 목사님 생각이 나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이 분은 안 믿는 가정에서 신앙생활 하는 가운데, 부모님들로부터는 일찍이 버린바 되셨고, 나아가 40년 전 당시의 군(軍) 분위기에서는 (정직한) 신앙을 지키기 어려워 결국 대위로 예편하시어, 어렵고 힘든 저의 고향 교회에 오셔서 생활비나 사례금도 없이 오래 동안 전도사님으로 봉사하셨습니다.

 

  슬하에 자녀들이 여러 명이라 아침에 짐 자전거를 타고 신학교(신학대학원)에 가셔서 공부하고는, 저녁에 오실 때는 시장에 가서 물건을 도매로 사서 소매로 파는 구멍가게로 생계를 이어 가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돌아보면) 너무도 잘 가르치셔서 남들은 신학대학원을 들어와서야 배우게 되는 성경과 기독교 교리 그리고 신학적 이론들을 저는 이미 중ㆍ고등학교 시절에 거의 다 배웠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분이 계실 때에 저의 고향 교회가 제일 부흥했고 나아가 기관 활동도 제일 알찼고 또 그때 배우고 자랐던 학생들이 지금도 신앙생활을 제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당시 중고등부에 출석했던 자들 중에는 (저 외에) 목사가 된 자도 있고 여전도사가 된 자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런 좋은 분 밑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신앙생활했는데, 특히 중학교 시절 큰 은혜를 받아 그 후 약 6-7년을 열심히 신앙생활 하였습니다. 이 분은 저에게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가르쳐 주셨고 나아가 목사가 되도록 인도하신 분이십니다.

 

  당시의 어려운 교회형편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설교하시는 전도사님의 모습과 또한 기쁨으로 봉사하시는 모습이 천사(?)의 얼굴과 같아, 어린 마음이지만 ‘저렇게 좋은 전도사(당시 시골은 늘 전도사님만 계셔서 목사님이 있는지도 몰랐음)의 길을 평생 걸어야 되겠다.’고 결심하였고, 그 후 신학을 배워 전도사가 아닌 목사안수를 받고 지금은 저 역시 시골에서 목회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도 경북노회 어느 시골(경북 달성군 구지면)에서 봉사하시는데, 이 교회에도 오신지 무려 24년이나 되셨지만 오직 교회만을 사랑하시고 교인들의 신앙성장을 위해 지금도 매일 새로운 설교를 준비하셔서 열심히 가르치신다는 목사님.

 

  후배이자 제자인 저 자신이 목사님만큼 교회를 봉사하지 못함이 죄송스럽고 나아가 이렇게 열심이시고 부지런하시고 또 훌륭하신 목사님께서 어렵고 힘든 농촌 교회이지만 진실하게 봉사하시는 모습이 늘 부러울 따름입니다.“끝”

악양북교회(고신) 경남 하동군 악양서로 582-5 악양북교회 TEL. 055-883-8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