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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북교회

농촌 교회와 여름 수련회

2011.07.23 10:21

길라잡이 조회 수:1568

(1) 한동대 농활 - 이곳에 2008년 4월에 부임하였다. 짐도 완전히 정리되지 아니한 그해 5월의 어느 날, 앞집의 집사님께서 “종손녀가 포항 한동대 다니는데 농활(농촌봉사활동)을 우리 교회당에서 좀 하면 어떻겠냐?”라고 하셨다.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분위기 파악도 안 된 상태이고, 적은 액수이지만 담임 교역자 생활비도 제대로 받기 어려울 정도로 교회 재정도 바닥이고, 무엇보다 시설이 열악하여 대학생들을 받아 무슨 우사(?)를 당할지도 걱정이었다.

 

그렇다고 거절하기도 어려워, 결국 얼떨결에 수락하고 말았다. 얼마 후 기도하는 중에 내가 “생활비를 한두 달 안 받아도 좋으니, 대학생들이 20-30명 온다는데 이런 상태로 그들을 받아들여서야 되겠나?” 하면서 필요한 공사를 제안하였다.

 

제일 먼저 담임목사 서재실 2칸을 비워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고, 대신 필요 이상으로 긴 1층 교육관을 조금 막아 서재실을 만들었다. 그리고 교회당 옆에 샤워실을 2칸 지어 남녀로 구분하였다.

 

한동대 농활이 끝난 후, 식당은 지금도 주일학교 점심 장소로 이용되고 있고, 서재실은 담임이 잘 사용하고 있고, 샤워실 역시 평상시는 담임목사가 매일 운동 후 활용하고 있을 정도이다.

 

(2) 그 후의 각종 수련회 - 그해 가을에는 교회 설립 이후 기도제목이었던 승합차도 사게 되었다. 한 해 동안 많은 공사를 하였음에도 결과적으로 재정은 연초 계획보다 2배 이상 늘었고 흑자를 보았다. 힘들었지만 옳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기에 내가 손해 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니 희한한 방법으로 공사에 필요한 재정을 다 주셨다.

 

2009년에는 입구간판 수리를 비롯하여 현관에 신발장과 슬리퍼장, 2층 휴게실 건립, 탁구대 설치와 1층 교육관에 전기패널까지 시공했다. 이어 2010년에는 1층과 2층에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세탁실까지 지었다. 최근에는 파리와 모기 방지를 위해 현관 입구에 에어커튼, 여자 샤워실에 순간온수기도 설치하였다.

 

최초의 한동대 농활 이후, 지금까지 유씨 집안 가족수련회, 삼천포 삼한교회 청년(대학)부 수련회, 본 교회 주일학교(유초등부) 1박2일 캠프, 본 교회 주일학교 2박3일 영어캠프, 서울 두레교회 제2청년회 수련회, 대한항공 부산 사랑나눔회 M. T. 등의 장소로 활용되었다.

 

사실 수련회를 개최할 때마다 우리 부부는 몸살이 난다. 도회지 교회처럼 전담 사찰 집사님이 계신 것도 아니기에, 손수 미리 대청소를 해야 하고 수련회 기간에는 어디 가도 못하고 붙어서 계속 챙겨야 하고 끝나고 나서도 대청소를 역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련회가 끝나고 나면 파리와 모기가 1-2층에 수두룩하게 들어와 이들을 잡기 위해선 몇 날 며칠을 설쳐야 한다.

 

그래도 돌아보면 수련회 때문에 (혹은 수련회를 핑계로 하여) 농촌 교회가 이렇게라도 탈바꿈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할 일이다. 만일 수련회가 아니었다면 그래서 힘들고 (별로 유익이 안 되고) 피곤하다고 장소허락을 거절했다면 하나님의 재정적인 복을 받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3) 동산교회 중고등부 수련회 - 올해에도 우리 교회 설립자이신 부산 강 장로님의 소개로 통합측 부산 동산교회 중고등부 수련회가 본 교회당에서 개최되어, 어제 마치고 돌아갔다. 지난 삼일기도회는 연합모임으로 부산 브니엘예술고등학교 수학교사이신 최병호 선생님의 간증을 들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고등학교 때 성경학교 교사이신 여전도사님의 사랑과 친구의 신앙고백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 가족을 전부 전도하고 지금은 생활비의 30%를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며 ‘전도하는 선생님’으로 활동하시는 분이다. 인상이 너무 작하고 잘 생겼으며 목소리마저 너무 어린아이처럼 해맑았다.

 

자신이 하나님을 위해 마음을 쓰고 노력하니, 하나님께서 자신의 필요한 부분을 전부 알아서 챙겨주신다고 했다. 지금은 자신의 선한 뜻을 알고 많은 분이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특히 이렇게 전도하며 하나님을 자랑하니 하나님 자신의 위신(품위, 체면)을 위해서라도 전도하고 간증하고 다니는 최병호를 복 주시고 잘 되게 하시고 형통케 하시더라는 내용이다.

 

이번 동산교회 수련회를 통해, 성도는 사회적으로 출세하고 성공하여 가문을 빛내기보다,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이웃과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며 사는, (정말 불신자와 차원이 다른, 불신자들이 흉내 낼 수 없는, 하나님 백성만이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깊은 깨달음도 얻은 것 같다(끝).

악양북교회(고신) 경남 하동군 악양서로 582-5 악양북교회 TEL. 055-883-8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