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제도와 대학 집중화
2014.09.11 13:49
⑴ 얼마 전에 황우여 교육부 장관께서 2018년부터는 수능 영어에 있어 절대 평가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 도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런 정책을 내어 놓기까진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안다. 그동안 “과외비가 너무 많이 든다. 고등학생들이 수업 스트레스로 자살까지 한다.”는 등등의 부작용이 많았기 때문이리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책은 누가 보아도 충분한 대안이라 할 수 없다. 이는 열심히 하려는 대다수 학생으로 하여금 의욕을 더 돋우어 주지는 못할망정 적당하게 공부하게 하여 하향 평준화로 만들기 때문이다.
사실 영어라는 과목은 대학에 들어가서도, 졸업하는데도 필요하다. 졸업 후 취업에도 절대 필수요소이다. 특히 대학 생활에서 각종 어학 프로그램이나 교환학생 제도에도 영어는 필수이다. 고등학교 때 영어를 열심히 해놓으면 대학 가서 그만큼 수월하고 다양하게 체험하고 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미봉책을 내어놓기보다 차라리 대학의 서열화를 완화하고, 나아가 기업으로 하여금 학교 레벨이 아닌 실력과 능력을 중시하여 채용하는 시스템을 반강제적(?)으로라도 시도하고 개선하였으면 한다.
사실 일류 대학에 들어갔다는 것은 고등학교 때 공부를 잘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대학 4년에 요즈음 필수라 하는 어학연수 1∼2년을 고려하고, 남자의 경우 군대 2∼3년까지 보태면 대학생활이 적어도 7∼8년은 된다. 인생이란 고등학교 때 비록 조금 부족했지만 7∼8년 후에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삼류 대학이란 이유만으로 대기업에서는 아예 입사 시 고려조차 안 하다 보니, 과도한 과외를 해서라도 그리고 재수에 삼수를 해서라도 명문학교에 들어가려 한다. 이런 더 근원적인 부분을 해소하지 않고, 단지 수능 정책만 완화해서는 장기적으로 역(부)작용이 더 많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요즈음 수능시험이 너무 쉬워 전체 만점자도 많이 나오고 과목별 만점자는 수두룩하다. 그렇다 보니 실수로 1∼2개만 틀려도 2등급에서 잘못하면 3등급까지도 떨어진다. 이는 옳지 못하다. 물론 실수도 안 해야 실력이라 하겠지만, 과거처럼 어렵게 내어서 실수로 1∼2개 틀려도 자기 실력이 나와 자기가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실수하여 수능을 망친 학생들의 재수는 계속해서 일어나리라.
⑵ 서울대와 연고대는 전통 명문이지만, 근래에 사립대학들이 대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강원대, 등 과거의 명문인 지방 국립대를 다 죽여 놓았다. 이는 나라의 정책 잘못이자 국가적인 큰 손실이다.
일본의 명문을 보라. 수도에는 도쿄대와 게이오대 정도이지, 큐슈대, 오사카대, 교토대, 토호쿠대, 홋카이도대, 나고야대, 히로시마대, 쓰쿠바대, 고베대, 와세다대, 등 나머지 10위권 안에 드는 대학들은 다 지방에 포진해 있다.
이렇게 되면 지방의 우수한 학생들이 굳이 거리가 멀고 돈이 많이 드는, 그래서 모든 것이 복잡해지는 수도까지 오지 않고 자기 지역의 명문으로 몰리게 된다. 동시에 이것은 그 지역 기업이 지역의 우수한 학생을 확보함으로 나라 전체가 균형적으로 발전하게 되고, 나아가 많은 불필요한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수도권 사립대학이 상승한 것은 이들 학교가 그동안 학교발전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기도 했겠지만, 동시에 여기엔 이들 학교가 입시평가 기관에 엄청난 로비를 하였기 때문이라 본다. 이 때문에 우수한 학생들이 자기 지역을 떠나 수도권으로 몰리는 기현상을 비롯해 수도권에 엄청난 문제들을 양산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처럼 지방 명문을 다시 살려야 한다. 가령 진주 인근에 사는 학생이 진주에 있는 대학을 졸업해도 실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자기가 원하는 길을 걸어가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이는 학생 개인의 유익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골고루 잘 살 수 있는 비결이기 때문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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