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답지 않은 날씨
2009.12.13 20:11
' ~답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근래에 계절도 사람도 자연도 주위의 여기저기를 둘러봐도 ' ~다운' 것을 찾아 보기가 참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저의 색깔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세월을 보내고 있어 죄송할 뿐입니다.
제가 악양 땅에서 살고 있는 것은 남편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남편을 내조하는 일보다 제 일이 더 바빠 오히려 남편의 외조를 갈구하면서 근래에 사는 것 같아 저 역시도 정말 저 답지 못함에 가끔은 속상할 정도로 답답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이렇게, 일자리가 없어서 난리인 시국에 거절할 수 없을 정도의 일거리를 많이 안겨 주심이 눈물겹도록 감사할 뿐이라고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때로는 '난 목회를 도우러 온 사람'이라고 객기를 부려 보기도 합니다.
제가 남편의 설교를 다 좋아하지만 특별히 다윗이 성전을 지으려는 마음만 먹었음에도 자손대대로 왕권을 이어가게 하는 등 수 많은 복을 받게 되었다는 부분을 생각하면서, 어쭙잖지만 목회를 돕기 위해 악양북에 나를 보내셨다고 우기는 제 모습을 보고 하늘 아버지께서 덤으로 경제적인 문제까지 해결해 주셨음에 감사를 올립니다.
겨울은 겨울답게 매서운 바람이 불어 입김호호 불어가며 언 손을 녹여야만 "고향, 군 고구마, 그리운 이, 군불로 뜨끈한 아랫목" 등이 떠오르듯이, 저 역시 저의 신분과 위치를 점검하며 저다운 삶을 남은 생애 살고자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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