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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북교회

여름성경학교와 영어 수업

2015.07.19 21:28

길라잡이 조회 수:255

며칠이 있으면 여름성경학교이다. 이곳에 와서 벌써 여러 해 성경학교를 하지만 갈수록 홍보와 인원동원이 쉽지 않다. 그동안 방학 기간에 사설 영어학원에 가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일이지만, 최근에는 () 지자체에서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저소득층에게 무료 영어강좌를 개설하기도 하고, 혹은 기업이나 기관 단체에서 방학 기간 3주 정도 집중 영어교육 등도 한다.

 

외국여행, 특히 유럽을 여행해 보면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없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등 여러 나라를 다녀보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영어를 다 하는 것 같았다. 이유를 보니 이들은 초중고 때부터 영어로 수업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선 과거 중고대까지 하면 적어도 10년 정도 영어를 배웠다. 나는 대학원 3년까지 나왔다. 그래도 아직 영어가 기도제목일 정도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리라. 대학을 입학하여 죽기 살기로 영어를 해서 취업이 되어도 직장에서 승진하며 살아남기 위해선 또 새벽이나 밤에 영어 학원에 다녀야 했다.

 

요즈음은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를 공식적으로 배우고, 중고등학교에서는 영어 듣기 시험이나 평가를 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학 수능에서 영어 듣기 배점이 무시 못 할 정도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에 입학해서도 영어가 중요하긴 마찬가지이다. 대학생들은 방학이면 외국어학연수를 떠나고, 학기 중에는 교환학생으로 간다.

 

초중고 조기 유학생이 한 해에 15,000명 정도 되고, (교환학생을 뺀) 외국 대학이나 대학원 과정에 유학 중인 사람이 2012년에 약 123천 명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 안에도 영어 유치원을 비롯하여 초중고대와 직장인을 위한 사설 영어학원은 수도 없이 많다. 한 해에 우리나라 국민이 영어학원에 소비하는 돈은 실로 어마어마할 것이다. 한마디로 온 나라가 영어에 미쳐 있고, 영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하나의 대안을 생각해 보았다. 교육부가 4년 후 2020년부터 모든 유초중고등학교 교사 임용고시에 영어로 자기전공을 가르칠 능력을 테스트하는 과목(영어수업시연)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면 될 것이다.

 

만일 이렇게 되면 당장 이번 2016년 대학입시에서 전국의 교육대, 교원대, 사범대에서 수능영어 시험 비중(반영)을 높일 것이고, 입학한 후에도 4년간 교수들이 자기 학생들에게 전공영어를 강화할 것이다. 임용고시를 보려는 재학생들 역시 교환학생이나 단기유학을 다녀올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임용고시에 합격하려는 자는 반드시 전공을 영어로 가르칠 능력을 겸비할 것이다.

 

우리 아들 2명이 다녀온 필리핀에는 초등학교에서 오전에는 영어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자국어인 따갈로그로 수업을 한다고 했다. 우리 역시 이렇게 하면 된다. 물론 이미 교사가 된 분들은 예외로 할지라도, 새로 투입되는 교사들만이라도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오전에 영어로 자기 과목을 가르치게 하면 된다. 혹시라도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은 아주 쉽게 가르치면 된다.

 

다 아는 것처럼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생활이고 습관이다. 미국의 거지들도 영어는 잘한다. 아무리 머리가 나쁜 미국인이라도 영어를 못하는 경우는 없다. 우리 역시 영어를 공부로 배우지 말고, 미국인처럼 혹은 유럽인들처럼 수업시간에 말로 대화로 배워야 한다.

 

한 학기 내내 공부하고 영어 한 학생들에게 방학을 주는 취지가 공부를 그만두고 쉬고 놀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부 이외의 체험학습, 봉사활동, 특별활동을 하라는 것이다. 교회에서 하는 여름성경학교 역시 이런 학습이고 활동이다.

 

그런데 방학이 되자마자 아이들이 또다시 공부하고 집중적으로 영어수업 하러 가는 이런 분위기, 환경,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속히 유럽처럼 학교 수업시간에만 배워도 얼마든지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만들어, 방학에는 마음껏 놀거나 특별활동하게 해주었으면 한다().

악양북교회(고신) 경남 하동군 악양서로 582-5 악양북교회 TEL. 055-883-8336